이번에 기록하는 내용은 내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고민의 흔적이자 결과이다. 좋은 영상을 만드는 것이 90점이라면 이런 사소한 내용들은 5점 내지 9점에 불과하다. 하지만 작은 점수라도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글로 써보았다. 아래 내용은 앞으로도 내용이 바뀔 수 있고 틀릴 수도 있다. 기록으로 경험을 공유하고 마음고생하는 분과 함께하고자 한다.
유튜브, 네이버 블로그, 브런치 등의 미디어 SNS를 시작하면 구독자가 처음에 거의 늘지 않는다. 영상을 보는 사람들에게 전혀 노출이 전혀 안돼서 구독자가 늘지 않는다. 운이 좋게 외부에 노출되어도 굳이 '구독' 버튼을 눌러주지 않는다. 그리고 유명인의 SNS가 아닌 이상 나를 찾아와서 '구독 버튼'을 수고스럽게 눌러주는 사람은 더더욱 없다. 내가 연락한 가까운 친구나 지인들이나 고맙게도 '좋아요/구독'을 단 한번 눌러줄 뿐이다.
걱정마. 금방 늘게 되어있어. 꾸준히 하다 보면 늘 거야 - 존버를 좋아하는 친구의 말 -
처음에는 처음엔 다 그렇다고 위로하고, 나중에는 세상이 날 알아주지 않는다고 탄식을 한다. 슬퍼하고 분노하는 나 스스로를 위로하고 주변 사람들도 위로해준다. 이때 나타나는 반응은 죽음의 5단계와 비슷하다. 유튜브 채널 소멸의 5단계라고 할 수도 있겠다.
죽음의 5단계(Denial - Anger - Bargaining - Depression - Acceptance)
처음엔 내 채널이 '구독할만큼의 가치가 있지 않다'는 사실을 부인한다. 본인이 만든 콘텐츠는 무조건 공유될 가치가 있고, 재미가 있고, 의미가 있고, 사람들이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구독 가치가 없는 콘텐츠'라는 사실을 부인하게 된다.
그리고는 화를 내게 된다. 이런 의미 있는 영상이 왜 공유가 안 되고 사람들이 보다가 중간에 이탈하는 이유가 이해가 안 된다. 다른 인기 유튜버의 영상을 보면서 분노는 더 치밀어 오른다. '이런 채널을 왜 보는 거야?! 이해가 안 돼'라며 화를 낸다.
한번만한 번만 노출이 되어서 조회수가 떡상이 되었으면... 한 번만 조회수가 떡상이 되면 사람들이 많이 구독해줄 것만 같아서 간절히 바라고 바란다. '제발 조회수 떡상이 되어라'고... 그렇게 협상을 한다. 그리고 이런 바람에 부응해서인지 유튜브 알고리즘이라는 신은 영상의 간혹 노출을 올려주어서 조회수를 높여주기도 한다. 혹은 광고에 비용을 투자해서 노출을 전폭적으로 올리기도 한다. 슬픈 사실은 폭등한 조회수가 구독자 폭등으로는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도 평소에 비해서는 많이 늘긴 는다.)
조회수가 증가하면 구독자가 늘어날 것이라 행복 회로를 늘 돌리고 있었는데, 조회수가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늘지 않는 구독자수를 보면 우울하다. 이러한 이벤트가 반복되고 에너지를 많이 쏟으면 쏟을수록 그 우울감은 더 심해진다.
여분의 시간, 여분의 자금, 여분의 힘을 유튜브 제작에 다 사용하여 고갈되면, 유튜브는 본인은 유튜브 채널에 적합하지 않음을 수용하고 유튜브 채널을 포기하게 된다. 그리고는 '유튜브는 나에게 안 맞아!'라며 채널을 삭제하는 것이다.
그럼 소생시킬 방법은 없을까
채널 삭제로 가기 전에 최대한 많은 노력을 해보는 것이다. 영상 촬영 형태도 바꿔보고, 촬영장 분위기도 바꿔보고, 콘텐츠도 바꿔보았다. 30만 이상 유튜버들과 급성장하는 유튜버들을 구독해서 어떤 콘텐츠들이 사람들의 반응을 이끌어내는지를 살펴봤다. 그리고 나는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차용하기도 하고 비슷한 콘텐츠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비윤리적이라고 느끼는가? 절대 그렇지 않다. 방송계의 대부라고 할 수 있는 legacy media들도 해외의 예능/드라마 형태를 다 차용해서 비슷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생각했다.
불법이 아닌 이상, 수단과 방법에 가림없이 '구독 버튼을 더 많이 누르는 콘텐츠'를 만들어 내면 된다. 하지만 어떤 방식, 어떤 내용의 영상이 인기가 있을 것이라는 것은 아무도 모른다. 왜냐면 주연 배우가 바로 나이기 때문이다. 내가 '무한도전'에 나가서 찍으면 재미가 있을까? 내가 주연이라는 점 때문에 어떤 방식, 어떤 내용이 좋은지는 나밖에 알 수 없고 꾸준히 알아볼 수밖에 없다.
새로운 콘텐츠를 꾸준히 시도하고 반응이 좋았던 콘텐츠를 지속 생산하는 것. 그리고 유튜브 스튜디오 분석툴을 매일매일 살펴보는 것. 그것이야 말로 성장의 핵심이라 생각했다. 아래 내용들은 내가 유튜브 구독자들을 증가시키기 위해서 계속 고민했었던 내용이다. 앞으로도 효과적인 방법이 있으면 더 추가를 할 계획이다.
1. 뭐니 뭐니 해도 Money가 최고 - 주제 선정
이 말은 시대를 불문하고 명언인 것 같다. SNS 미디어에서 평타 이상을 치는 콘텐츠는 구독을 눌렀을 때 경제적 이익을 주는 채널들이다. 돈을 줄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을 줄 수 있다고 느끼는 채널을 만들어야 된다. 인터넷에서 도덕책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매우 적다. 구독 버튼을 누르고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게 되는 채널은 돈, 웃음, 호기심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 같다.
외국어 공부를 무료로 할 수 있는 채널, 음악을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채널, 주식을 가르쳐 주는 채널, 부동산을 가르쳐 주는 채널이 해당된다. 하지만, 이제는 컨셉 하나로는 부족해서 '돈 + 웃음, 돈 + 호기심, 웃음 + 호기심'을 주제로 하는 채널들이 많아졌다.
돈을 주든지... 웃음을 주든지... 호기심을 풀어주든지... 어떤 것을 해줄 수 있는지 고민해보아야 했다. 산부인과 유튜브 채널 운영은 사실 쉬운 편이었다. 호기심을 풀어주고, 환자에게 정확한 의료지식을 제공함으로써 돈을 간접적으로 제공해줬기 때문이다. 게다가 홍쌤의 말솜씨는 '돈 + 웃음 + 호기심'을 달성할 수 있었다.
어떤 주제를 정하는 것, 주제를 어떤 방식으로 제공해주는 것을 고민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물론... 게임 채널이 인기가 가장 좋고 지속 시간도 가장 좋다. 하지만... 게임을 기가 막히게 잘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아닐 것이다. 상당히 접근이 어렵다. 대신 게임 플레이를 재밌게 풀어나가면 실력이 꼭 중요하지는 않겠다.)
2. 박수도 손바닥이 맞아야 - 단, 친구는 이용하지 말자
가까운 친구나 지인은 고맙긴 한데 도움이 안 된다. 유튜브를 시청하다보면 recommended for you라고 뜨는 영상들을 본 적이 있는가? 나의 시청 패턴, 그리고 내가 흘리고 다녔던 자료들을 기반으로 나에게 영상을 추천해주는 것이다.
친구 A, B, C, D 에게 영상 링크를 줬다고 가정을 해보자
친구 A 가 있는데 친구A가 고맙게도 나의 영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하고, 좋아요 눌러주고, 구독 눌러주고 댓글도 달아주고, 광고도 끝까지 봐줬다고 가정을 해보자. 너무 고마운 친구다. 너무나도 고마운데, 이 친구가 이 영상을 다 보고 영상에 리액션을 많이 한 만큼, 유튜브 알고리즘은 다른 유사한 취향을 가진 사람 'a'씨, 'ㄱ'씨, '갑'씨, '알파'씨에서 recommend 해주지 않을까? 영상 조회수가 매우 크다면 한 명이 봤다고 알고리즘에 영향을 미치진 않겠지만 많은 사람이 보지 않은 영상에서는 더 효과가 클 수 있다.
친구 B
친구 C 는 링크를 급하게 들어온다. 나름 신경 써준다고 구독 + 좋아요 + 댓글까지 실행하고 바로 다른 영상을 본다. 시청시간이 10초나 될까? 이 친구의 행위는 딱 봐도 어뷰징이다. 시청시간이 짧은데 좋아요 누르고 구독 누르고 댓글까지 달아준다는 게 말이 되는 것일까? 일반적인 행위는 아닐 것이다.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친구 D는 링크를 열어보지 않는다. 그나마 고마운 친구다. 유튜브 알고리즘에 하나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친구이니깐...
3. 천명 구독자도 한명 구독자부터 - 블로그를 이용하자
유튜브 채널 구독자들 혹은 영상 조회의 유입은 90% 이상이 탐색 기능에서 온다. 즉, 유튜브 내에서 알고리즘 추천에 의해서 노출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내 영상이 노출 알고리즘에 올라가지 못한다면. 내 영상이 매력적인 영상이 되지 못한다면... 탐색 기능만으로 구독자를 늘리기엔 힘들 수 있다.
유튜브의 검색량이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모든 지식을 유튜브에서 찾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유튜브에서 검색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나의 예비 고객들을 꾸역꾸역 끌어와야 하는 것이다.
내가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에도 같은 내용으로서 글을 쓰는 것은 충분히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어떤 지식을 얻기 위해서 네이버 검색창을 입력했을때 블로그가 나오고, 블로그의 내
4. 졸꾸로 부족해, 개졸꾸
팀 내에서 늘 하던 이야기이다. 졸꾸, '졸라 꾸준히 해야 한다'의 줄임말이다. 그런데 나는 여기에 늘 하나를 더 한다. 더 열심히 하자는 뜻에서 '개졸꾸'였다. 함께 하는 두 선생님을 설득해서 영상을 주 2회 업로드하는 데 성공했다. 그때가 첫 영상이 올라가고 4개월 정도가 지났을 때였다. 일은 2배가 되었고 커가는 채널을 관리하는 시간도 훨씬 들었다. 하지만 주 2회 업로드에 성공하면서 조회수가 늘어나는 것이 눈에 보였다. 힘을 안 낼 수 없었다.
직방 TV(하버드 비즈니스 리뷰(2020 Jan-Feb))에 의하면 2019년에 월간 올리는 영상 개수를 5~17개로 변경하면서 반응을 살펴봤다고 한다. 업로드 콘텐츠 수와 월간 조회수 사이의 상관분석 결과값은 0.64였다고 한다. 약하긴 하지만, 개수를 늘릴수록 조회수가 늘어난다는 뜻이다.
우리 채널은 9월 18일부터 영상을 1주에 2개, 2020년부터는 1주일에 3편씩 올렸다. 위 그래프를 보면 9월 17일 전에는 peak가 1개씩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9월 17일부터 12월 31일까지는 피크가 2개로 존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이후 주당 3개 올릴 때에는 피크가 3번씩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 3회 올리는 것이 주 1~2회 올리는 것보다 더 많은 peak를 만들어내는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떡상을 할 확률도 더 높기는 하다. 다만, 떡상을 한 영상을 만들 확률은 낮아질 것이다. 각자 팀의 수준에 맞는 개졸꾸가 필요한 것이다. 유튜브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은 시청 지속 시간이다. 잘 다듬어지고 완결성이 높은 영상을 일주일에 1개 올리는 것이 대충 만들어 주 3회 업로드하는 것보다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콘텐츠가 좋으면 어떻게 만들었던, 폰트가 굴림이든, 영상 이펙트가 하나도 없더라도 늘 조회수가 높다.)
5. 구독자를 꼭 올려야 하나...
구독자 그리고 나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힘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단 1명이라도 내가 올린 영상에 공감해주고 감사해준다면 의미가 있는 게 아닐까? 채널이 성장하면서 점점 초심을 잃어가고 있는 것 같은데 조금이라도 도움 줄 수 있는 1명이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껴야겠다.
6. 모든 사람들이 관심 가지는 주제 키워드를 선점하자.
우리 채널에서는 시행하지 못했던 방법이지만, 유튜브에서 핫한 관심사, 본인 채널의 주 구독자층이 즐겨보는 영상을 베끼는 것 은 매우 효과적이다. 요즘 인기 있는 영상 혹은 이슈를 주제로 영상을 제작하는 것은 엄청난 노출과 유입을 일으키고 많은 구독자를 구독버튼으로 이끈다. 하지만, 이 방법엔 주의가 필요하다.
비록 구독취소 버튼을 누르는 사람이 적을지라도, 그 사람의 마음을 얻었던 영상 내용과 다른 내용으로 계속 업로드를 하게 되면 결국엔 구독 취소로 이어진다는 사실이다.
해당 방법으로는 구독자수의 증가가 일정 수준에서 머물 확률이 있는데 다음 성장을 위해 버틸 수 있는 강인한 멘탈을 키워둬야 한다. 급성장한만큼 다음의 급성장이 너무 기다려지고 너무나 심신을 지치게 했던 경험이 있다.
토끼가 빨리 달려도 결국에 결승지로 먼저 도착하는 것은 거북이이다. 우리는 '졸라 빠른 꾸준한 거북이'가 되야하는 것이다.
ps. 그래도 구독자는 많으면 많을수록 기분이 좋은 것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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